나의 글/수 필
어머니 24 주기 추도사
반달이네 집
2013. 9. 22. 10:05
어머니 24 주기 추도사
2013 년 음력 7 월 29일 어머님이 이 세상을 하직하신지 23주기를 맞아 어머님 자식들이
이렇게 모여 앉았습니다. 그 동안 저희는 미욱하게도 어머님의 사랑의 추억들을 삶 속에
묻어만 두었었습니다.
이제야 사회생활에서 은퇴하여 그 간의 삶을 음미하면서, 부모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
하셨고 최선을 다하셨는지를 차츰 알게 되었습니다.
겨우 두세 아이를 키우며 어려움을 호소하여 온 저희들이, 이제야, 부모님은 태평양 전쟁과
한국전쟁의 대혼란과 궁핍 속에 우리 6 남매를 불평 없이 키우셨음을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도 “자식 키우는 것도 곡식 키우는 것과 도야지 새끼 키우는 것과 매한코럼,
속이 폭폭 썩어야 되는 법이여...” 하는 옛사람의 말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저희들도 늙어감이 어떤 것인가를 체험하면서, 부모님께서 조석으로 왜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손발도 저려 오고, 굼떠지고, 아이들이 노는 장난감조차
사용 방법을 모르시던 이유를...
어머니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 지금 알게 된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죄스러운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머니 이제 저희는 어머니의 영전에서 슬퍼하지만은 않겠습니다. 이제야 저희도 어머니께서 저희 곁에, 여름날 귀 간질이는 시원한 바람으로, 겨울 양지 따듯하게 비추이는 햇볕으로, 고통스러울 때 가을 밤하늘 반짝이는 별이 되어 머무르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