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이네 집 2018. 10. 8. 17:07

 

 

 

코카사스  3국  여행기

 

                                                                             여행기간 : 2018. 9.26 ~ 10.3.

 

 

     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교우인  이형우 사무엘 부부와  코카서스 3국 ㅡ아제르 바이잔, 조지아,아르메니아 ㅡ을  여행을 했다.     추석 명절에  차례와  고향찾기를  준엄한 행동강령으로 여기며 성장한 나로서는, 이 명절 연휴의 여행을 위해  상당한  자기설득과 용기가  필요했다.    

 

우선,  내 나이 이미 칠순이고  휘하 자식들을  거느린 집안의 어른으로서,  과거 규범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않겠느냐,  또  일에 시달리는 자식들에게  조상들의 선물인 명절을  편안하고,  자율적으로  즐길 수 있게 배려해야 하지않겠느냐는 명분과,    맛벌이 부부인 자식들을 위해 손주녀석들을 보고 있는 처지에,  명절 연휴 같이 손주보기로 부터 해방 될 수 있는 때를 활용하지 못하면,  노후의  즐거움인 여행을   즐길 수 없지 않느냐는  시대적 현실을,  스스로,  반복하여 강조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조상 산소와   가까운 친척 어른들은 미리 찾아 뵙는  최소한의 인사를 거치고야   조심스럽게  발길을  옮길 수 있었다.

 

우리 여행팀은 인천 공항에서  25일 저녁 9 시에  만났다.   항공편은 Etihad 항공.     26 일  새벽 1시에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여.   약  10시간 날아  아랍 에미레이트의 아부다비에 도착,  , 4 시간 대기 후  환승하여    다시 3 시간을 날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투까지 가는  항공이동이다.     

집 출발 기준으로하면  족히  하루가 걸리는  지루한  항공여행이다.     

 

인천 공항 출발 후 한시간이 지나니 간식이라며  컵라면과  과일을 준다.   좌석 앞의  접이식 탁자를  펼치고  컾라면을 올려 놓는데   탁자의 접이 경첩이 헐거워  기울어  미끄러지며   라면국물이  무릎을 덥어 씌웠다.     '오 시에트' .  무슨 놈의  비행기에서  컵라면이고. 이  헐거운 접이탁자는 또 무에람.  (^-#).   

 

 비행기는  중국과 파키스탄 상공을  가로질러  난다.      좁은 좌석에서의  10시간의 탑승을  지루해 하면서,   옛 사람들의 캐라반 여행을 떠 올렸다.   수개월에 걸친  고달푼  행군.     쾌락이 아니라  미지의 신문화에 접하려는  순례의 길이었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때아닌  라면 국물 세례와  비좁고 지루한 기내를 탓 하던 마음을  수습 해 본다.    

그래 !   여행은 수행이고. 학습이지.     여행의 본질은 내가 그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야.     따르는 고통은 순례길의 편린일  뿐....

 

 

1.  아제르 바이잔


2018 년  9 월 26 일      수요일


      아부다비 공항에 현지시간 - 한국과의 시차 5시간 -  26일 새벽  6시에 도착하여,   환승 대기장에서 시간을 보낸 후 10 시 10분  Etihad 항공편으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로 향했다.   아래는  페르시아만  바다를 제외하면  푸른색 없는  자연과  기하학적으로  구획된 도시와 도로망들만  내려 보인다.

 

3시간 남짓 날아  카스피해 서안의 항구도시 바쿠에 도착했다.    아부다비에서  40 도에 가까운 더위에 지레 놀라,  가을차림 짐을 싼 집사람을  긴장시켰었는데,  3시간 남짓 북으로 이동해서인지,  여기는 우리의  늦은 가을 같이 맑은데 ,  바람이 심상치 않다.   

공항에 마중나온  어눌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현지 여자 가이드는   바쿠는 바람의 도시라고  말했다. 

 

 

 

   시내  Rich  Hotel 에 체크인하고,  시티  투어를 나섰다.     바쿠시는 옛 성곽내 구시가지와   근대 유럽식 건축과    초현대 건축들이 섞여 있는  신 시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가이드는 우리를 카스피 해안공원 근처  쇼핑센터에서 자유시간을 주었지만  우리는 흥미가 생기지 않아 주위  해안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침엽수를 방풍림으로 두른  해안공원은 시원하고 아름다웠다.    내해라는 선입견에서  다소 생소하게 느끼어지는,  대형 선박이 정박한 부두.  그리고 잘 정비된  산책로,  시원한 바다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먼빛  현대식 건물들이  어우려져 시간을 보낼만 했다.

 

카스피해를  설명하며 한국말이 한참 서툰  현지 여자가이드는  바다가 아닌 호수라고 말한다.    좀  의심스러워 검색해보니  카스피해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 매장이 있어,  호수로 보느냐  바다로 보느냐에 따라  그 수익권이 달라  연안국ㅡ 아제르바이잔,카자흐스탄, 러시아, 이란ㅡ 간의 이해가 상충 된다고 한다.    바다와 호수에 적용되는 국제법이 달라  부존자원의  분배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란다.

 

 

< 바투 구시가지 >

 

 

아제르 바이잔의 유명시인&nbsp; Aliaga Vahid&nbsp; 의 동상

 

     자유시간을 마치고 여행팀은  성곽 내의 구시가지 관광에 나섰다.    고대 도시가 다 그렇듯  옛 성은 시원히 바다와 사방을 조망 할 수 있는 언덕위에 조성 되어 있고  면적은 그리 크지 않았다.

 

작은 성문을 들어서니   먼저  거대한  청동 흉상이  앞을 막는다.   20세기 전반 활동하던  아제르 바이잔의 유명시인  Aliaga Vahid  의 동상이라고 한다.     시인의 거대한 흉상이라니 !   신기하기도  했지만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니   일견  머릿결로 보이는 부분이   모두 촘촘한  서사적  조각들이다.    그의 대표시를  서사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성곽 안의  주 도로를  따라  사원과  쁘띠박물관, 갤러리들이 늘어서 있어 마치 거대한  종합예술관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미술관들에서 눈을 들면  성곽너머의 신도시들이 조망된다.   그중 눈에 띄는 토끼귀처럼 생긴 현대식 건물,

이름하여 Flame  tower  라고 한다나,     '아제르 바이잔' 이  불의 땅이라는 뜻이라고  가이드가 덧붙였다. 

토끼귀가 아닌 불길의 표현인가 보다. 

 

토끼 귀 같은 건물 Flame&nbsp; tower : 아제르 바이잔은 불의 땅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바쿠시는 실크로드의  도시였다고 한다.   시내  몇곳에 '캐라반 사라' 라는 식당들이 있는데  옛 캐라반들이  묶던 곳이었다..  옛 지역 영주들은 캐라반이 자기 영토를 거쳐가는 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곳곳에 '캐라반 사라'를 세우고  

무료숙식을 제공하는 등 호의를 베풀었다고 한다.     

일종의  대외 개방 정책이였다고나 할까 ?     구시가지 관광을 마치고  식당으로 가는길,   바람의 도시답게 붉게 물든 노을 아래로 흰구름이 빠른속도로  흐르고 있었다

 

저녁은 Shar 라는 고급음식점에서 했다.  카페트가 깔린 고틱한  고급 분위기,   웨이터들의 정중한 서브와   남녀 무용수의  현란한  식탁옆  전통무용 이벤트등 흠잡을 때가 없는데,   정작  터키식 만찬이라는  음식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지독한 미각의 치즈,  전통 빵,  안락미 밥.  야채 등.등ㆍ     정성을 다한 음식인 것은 틀림없는데  전체적 향취가 나의 입에 맞지 않다. .     여행을 즐긴다며 이런 것을 적응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24시간의 긴 이동거리와 시차ㅡ정작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1시 시간대ㅡ  라고 변명이라도 할가나,

 

 

9 월 27 일  목 요일

 

< 진흙 화산 >

 

     어제는 매우 힘들었었는지    9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새벽 4시에 잠이깨어  다시 자보려 들척거려도  잠이 오지 않아  아예 일어나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렸다.   하긴 한국 시간으로는 아침 9시이니 ..

 

7시경 호텔식  아침을 했다.  어제 저녁 식당과는 다르게 먹거리가 풍부하고 입맛이 돌았다.    8 시에 체크 아우트하고  시내를 빠져나와 진흙 화산을 찾는다.


가는 도로 주변은 온통 황량한 진흙 산과 광야들이고  중간 중간  유정들과 송유관들이 널려있는 부럽지만  갖고 싶지 않은  풍광이 펼쳐져 있다.     아제르 바이잔의  주요산업이  석유채굴이며, 수도 바투의 화려한 현대식 우상(?) 들도 그  재원에 의한 것임을 확인했다.

진흙 화산은  관광 버스로는 접근할 수 없어  근처에서 소형차에  3 명씩 분승 갈아타고,   황량한 자연을 거슬러 20여분  달렸다.     자그마하고 갸름한 기사가  승용차로,  거친 길을,  운전자랑 하듯 신나게  달려 겁이 날 지경이었다.  

정말 황량한 땅,  진흙 투성이에  차바퀴자국 등으로 깊이  패인 도로,   어떤 곳에는 기름기 배어든  진한 곤죽들도 보인다.   원유가 스며 나온는 것이리라.

 

진흙 화산 분출 동영상

 

    화산을 간다더니,  기사는 엉뚱한 광야에 우리를 내려 놓았다.    개미집같온 진흙 웅덩이가 펼쳐신 곳이다. 

위부분에 연한 흙 곤죽이 있어,  뭐야 ? 하고  들여다 보노라면  '풀죽' 하고 진흙을 뿜어내어,   얼굴과 옷에 진흙을 튕겨 낸다.       곳곳에  기름기를 머금은 곤죽도 있어  산유국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다.

 
< 고부스탄 암각화 >

     다음 코스는  고부스탄 암각화 .     입구의 박물관에서  사전 워밍업을 한 후  험준한 바위길과  동굴 안을  더듬어
올라  선사시대의 암각화 실물을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했다.     각종 동물그림,  사냥 모습,  춤추는 군무상 등 
6,200  여 점의 다양한  암각화가 있다고 한다.      바위가 상대적으로 연한 니암이어서 그리기는 쉬웠던 것일까. ?,   
미국 여행 때 미 중부지역에서 보았던 인디안들의 petrograph  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부했다. 
정말  선사시대를  더듬 듯  경건함을 실감할 수있는 경험이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실크로드의 도시 '세키' 로 항했다 .   3 시간 여의 여정으로  중간에 몇군데 관광과  점심을 들 것이라고 한다.     도로 주위에는 온통  거대한 공사장같은  흙더미의 자연 풍광이 펼쳐진다..    

   도중에  아제르바이잔에서 제일 큰 이스람 사원을 들렀다.   7 세기에 지어진 오래 된 사원인데  중간에 지진으로 파괴되고  중간에 또 종파간의 갈등으로  천여명이 불타 죽기도한  악몽이 깃든  사원이란다.   

지금의 사원은   전 대통령이 2013  년에 중건하였다고 한다.  크게 인상적인 것은 없고  옛 사원 유적이  사원 마당  지하층에 보존되어 있었다

 

 

이슬람 사원, 아제르 바이젠 최대의 사원이며,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관람한 유일한 이스람 사원이었다.

다음 옛 왕실 무덤ㅡ 예디 쿰바즈ㅡ  방문.    왕실 무덤은 18세기 무스타파 왕의 가족 무덤이라고 하는데 지진으로 많이 페허가 되었고 일반 무덤들과 섞여있었다.  
 
예디 쿰바즈-

 

다음 목적지   세키로 향한다.    세키로 가는 사이  주위가  점차 푸르러 지더니,  아름다운  전원 풍경으로 변했다 .  인가 부근에는  호두나무와  광활한 포도원도 보인다.   도중의 이스마엘주는 평균고도가 1천미터 이상이라고 한다.이란다.
 

< 세 키 >

   저녁 7시 가까워  세키에 도착했다.    과거 아르바이젠  소왕국들중 하나의  수도이기도 했었고,  실크로드의 주요 거점도시 였다고 한다.     세키에 도착해서  처음 찾은 곳은  알바니아 교회이다.    이미 어두워졌는데 무슨 교회람 하며  다시 택시로 갈아타고 구불구불 좁은 주택가  골목길을 따라 오르니 작은 중세식 교회가 있다.    2-3 세기 아르바이잔 전역을 통치하던  알바니아 왕국 - 발칸의 알바니아국과는 다름- 때의 교회이고  지금은 작은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다.  

30 평이나 될까싶은 교회 단순 소박했고    성당  바닥에는 아래를 볼수 있게  작은 유리 덥개가 세곳 깔려 있다.   이곳 지층에서 고고학적으로 발굴된 2개의 인골과 1개의 동물 뼈가 발굴 현장 모습으로  지하층에 보존된 것을  유리 바닥을 통하여 관람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중 하나의 인골은  2.2 미터 거구의 사나이의 것으로 2~3세기 스칸디나비아 인종  골격으로 여겨저  학문적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도  알바니아교회  교도들이 아제르 바이젠 곳곳에 상당수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2~3 세기 알바니아 교회

 

유리바닥 밑의 인골

 

교회를 나와  저녁을 하고 호텔-Marxal  Hotel - 에 들었다.   세키시  교외에 있는 호텔로 휴양레조트 같이 크고 호사스러워서  놀랐다.

 

 
9월 28 일  금요일

     잠자리는  포근하고 좋았지만 잠은 설쳐 거의 한시간마다 깨어났다.   4시반  부터는 아주 털고 깨어 이것저것 매만지며 시간을 보냈다.    아침이 되어  일어나  베란다 문을 여니  밖의 풍광이 보통이 아니다.    높은 산  울창한 숲이 펼쳐져, 우리 국립공원의   고급 콘도의 풍광이라고나 할까.   안개에  잠긴 수림이 상큼하여 심호흡을 했다                

 
아침 식사 후 8시에 출발  이곳 전통시장을 찾았다.  우리 어린 시절 전통시장 같아 정겨웠다.  양고기 . 야채,  호두와 건포도등과실류가 푸짐히 쌓여 있다.   집사람이  조지아로 넘어가면 쓸모가 없어질 아제르바이잔 통화를 털어 건포도를 한뭉치 샀다.  전체적으로 상인들이 순박해 보였다                                                                                      

 

 

 

전통 시장 모습

다음은 이곳  18ㅡ9 세기 때의  소왕국 Khanate  의  왕성에 들렀다.      왕성에 들어서니  5세기 때 지어진  알바니아  교회 건물이 반긴다.   기독교 시대에는  교회로,  이슬람 때는 이슬람사원으로.  러시아 점유때는 러시아 정교회 건물로 사용 되었다고 하니 그 운명 또한 기구하다.           왕가의 여름 궁전도 참관 했다.  작은 갑부의 별채 정도의,  유별난 것은 없는 외관으로,   대문을 들어서니 정원의 거대한 활엽수만 오는이를 압도한다.    궁전 내부도 둘러 보았는데 ,사진을 못찍게 하는 등 유난을 떨었지만 별 볼 것은 없었다

세키 궁성

 

궁성안에 있는; 알바니아 교회

 

다음  이곳 실크 왕국의 '캐라반  사라이'를  들렀다 .  지역  영주들은 캐라반들이 자신의 지역으로 통과토록하기 위하여 낙타가 하루 걸을 수 있는 거리마다 사라이(숙소)를 만들어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였다 한다.

캐라반 사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