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한 동지중해 크루즈 여행기(3)
< 아테네 >
피레아스 항
10 월 6 일 금요일
오늘은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기항인 아테네 일정이다. 외항인 피레아스로 부터 아테네까지 이동하여야 하는 부담이 있어 자유여행이 어려을 것이라고 예견한 아이들이 별도로 현지 관광회사에 예약을 해 놓았다. 일단은 외딴섬이 아니고 대도시이니 안도감이 들었다. 아테네는 모두들 어려부터 그리스 신화와 서구 문명사를 통해 선지식들이 있어, 현장 실습(?) 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이침 일찍 일어나 14 층 식당에 올라. 유리창 너머로, 우리 배가 아테네 외항인 Piraeus 항으로 접항하는것을 보며 상륙 시간을 기다렸다.
8 시에 피레아스 항에 상륙해서 터미날 밖에서 가이드를 만났다. 함께하는 일행은 15 명 수준. 여자 가이드의 영어가 지독한 Greekish 여서 처음에는 그리스어를 하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편한 영어로 들어도 반은 못 알아 들을 텐데 고생 꽤나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행은. 마련한 버스를 타고 아테네 중심지의 Syntagma 광장 근처에 하차하여 가이드가 사전 구입한 제우스 신전과 아크로 폴리스 입장 티겟 대금을 정산하고, 먼저 그리스 의사당의 위병 교대식을 창황한 설명과 함께 듣고, 국립 공원을 지나 제우스 신전으로 들어섰다. 덩그라니 기둥 만 세워진 모습이지만 3 천년 가까이를 유지해온 인류 문화 유산이다. 그리스도인들과 외적 그리고 자연 재해를 견디고도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저력을 더듬어 보았다..
북쪽 멀지 않은 높은 곳에 아크로 폴리스 언덕의 파르테논 신전이 보이고 , 그 사이 정확히 중간 지점에 로마 황제 하이드리아 누스의 개선문이 세워져있다.
제우스 신전에서 바로 아크로 폴리스로 오를 수 있다. 아크로 폴리스는 시가지 대비 높은 언덕위에 있어, 시내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다. 오름길 초입에 원형극장과 그 시대에는 상가 회랑이었을까 싶은 스토아 ㅡ 이곳 중심으로 토론을 하던 사람들을 스토아 학파 라고 했다 한다.ㅡ 유적을 지나, 아크로 폴리스 언덕을 휘도는 둘레길 '펠리 파토스' 를 걸어 아크로 폴리스에 올랐다.
가이드가 이 길을 거닐며 토론 학습하는 학자군을 - 이중에 소크라테스도 포함된다. - '페리파토스 학파' 라고 설명해 주었다.. 소크라테스가 스토아 학파의 공격을 받아 사약을 마셨다던가. ?
저쪽 맞은편 언덕 위에 석조건물이 보이는데 소크라테스가 갖혔던 감옥이라나.....
아크로 폴리스로 오르는 둘레길 '펠리 파토스'
아크로폴리스 정상에는 아테나 여신을 모신 파르테논 신전이 있고, 그 밑으로는 아테나 여신과 포세이돈이 힘겨루기를 했다는 곳에 세워진 신전 등 몇몇 신전이 더 있다.
파르테노 신전의 상층부는 모사품이라고 하는데, 18 세기 영국인들이 파르테논 신전을 영국으로 옮기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복사품을 만들겠다며 포장을 치고는 해체 후 복사품을 만들어 복사품을 남겨놓고 원본 일부를 반출 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그 당시 영국인들이 돌기둥 접합시 사용한 철심이 녹슬어 그것을 니켈심으로 교체하는 공사를 지금 진행 중이라고 한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크로 폴리스 언덕은, 맑은 날에는 서북쪽으로 멀리 코린트시가 보이고, 북쪽으로는 고대 그리스의 공공 광장이었던 아고라, 남쪽으로는 제우스 신전이 조망되는, 아테네 시내 전역이 내려다 보이는 요지이란다.
마치 서울의 남산 같은데, 바닷가 가까워선지 하늘이 맑아 더 넓게 조망 할수 있었다.
1 시 쯤 아크로 폴리스에서 해산하여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시내로 내려와 아이들이 찍어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4 시에 크루즈선으로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14층 라운지에 앉아 출항으로 멀어져가는 피레우스 항과 이별 했다
아테네에서의 관광 포인트는 제우스 신전, 아크로폴리스. 고고학 박물관, 아고라 등으로 아주 가까이 밀집하고 있어, 가이드관광을 하지 않고, 지도를 구입하여 자유관광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어른 4 명에 가이드 비용 350 유로를 지불하고, 별도로 입장료까지 냈어야 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별 관심없는 장광설을 들어야 하고,. 많은 사람이 함께 움직이면서 생기는 시간 손실이 아까운 생각이 든다. 중요한 문화유적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하여 자기의 취향과 소화 능력에 맞게 한정된 시간을 할애 하여 일정을 잡으면 더 많은 곳을 더 잘 볼 수 있는 것이다.
10 월 7 일 토요일
오늘은 기항일정이 없는 날이다. 배는 어제 저녁 6시 피레우스 항을 출발, 내일 새벽 나폴리항 도착 일정으로 항해 중이다. 잠을 푹 자두리라 했는데 , 어제 모두 피곤했고 늦은 점심을 포식한터라 , 저녁도 먹지 않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새벽녁에 깨었다. 7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솔라리움 라운지에서 침상을 확보하여, 잔잔한 지중해 바다를 바라보며 오전내 휴식을 취했다.
점심이 지나며 파도가 거세지고 바람이 사납게 불었다. 이 큰배가 출렁거리며 흔들리고 갑판의 기물이 덜컥거리며 소란스럽다. 한낮인데도 안개가 짙어지며 시야를 좁히고 있다. 흐흐,... 포세이돈 신이 화가 났는가 ? (^-*)
춥기도 하고 을씨년 스러워 방으로 들어왔다. 파도가 더 거세어 지는지 요동이 심해 어지럽고 멀미가 나서 누워 있다가 잠을 청했다. 아들 내외가 손녀를 데리고 와서 잠이 깨운다. 한시간 정도 잠들었었나 보다. 선박 동요가 멋고 견딜만 했다. 둘이서 옥상 산책 코스를 돌아보고 싶단다. 15 층 옥상에는 잔디까지 깔고 정원을 조성하여 산책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오후 다섯시 경 시칠리 해협을 지난다. 시간대도 바뀌어 한시간 뒤로 미루어진다. 오늘 저녁 Evening Chic 행사는 참석 않기로 했다. 먼저 번 행사를 보고는 별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취향에따라 우리를 구애치 말고 즐기라고 했다.
< 카프리 섬 >
나폴리 항
10 월 8 일 일요일
크루즈선이 나폴리에 정박했다. 기항지 여행으로는 마지막 정박이다. 이곳에서의 관광 코스로는 '폼페이-소렌토 코스'와 '카프리 코스' 가 유력할 것 같은데 , 아이들이 카프리 코스로 선택했다.
뱃길로 직선 40 km는 되어 보여 이동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아침을 일찍 들고 하선하여 왕복 훼리표를 구입했다. 8 시 35 분 카프리행, 3 시 25분 귀항선을 타는 왕복 티켙이다. 편도가 성인 21 유로, 5 살 손녀도 16 유로를 받는다.
쾌속선으로 카프리까지는 5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40 km는 넘는 거리인데 ... 카프리섬 부두에서 골목길들을 따라 가면, 관광 포인트인 Via Kruppe . 오르는 길이 완만한 경사이어서 훌륭한 산책로였다.
Kruppe 정원에 이르니 앞은 망망바다에 면한 깊은 절벽이다. 독일의 부호 Kruppe 가 이곳 벼랑 위에 별장을 짓고, 벼랑에서 해안까자 지그재그의 벼랑길을 만들어 산책을 즐겼다고 하는데, 지금은 낙석이 심하고 위험해서 관광객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단다. 첫눈에도 경사가 급하고 길폭이 좁아 가고 싶은 엄두도 나지 않았다.
우리는 벼랑 위 크루프의 정원에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Kruppe 정원으로 오르는 길
애완견 음료수터
Via Kruppe (아래 사진)
시내로 내려와 카프리의 앙증 맞은 버스를 타고 Anacapri 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케이블카(후니쿨라)를 타고 카프리의 최고봉이라는 Monte Solaro 에 올랐다.
고도가 높이지며 아름다운 카프리섬의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의 소니무는 수관이 독특하다. 수관이 원형인 것은 둥근 소나무와 닮았는데, 훌쩍 높은 나무의 수관이 둥글다 보니 조경 기술이 아닌 나무의 특성인 것 같다. 탐나는 소나무였다
Monte Solaro 에서
다시 케이블카(후니쿨라)를 타고 안나카프리로 내려와 아이들이 검색한 식당에서 피자와 샐러드. 파스타에 생맥주를 곁들여 점심을 때웠다. 식탐이 많은 아들이 골라서인지 독특하고 맛이 좋았다 .
식당 주인에게 콜택시를 불러 달라고 하여 카프리 부두로 돌아 왔다. 택시는 무개차로 관광에 안성마춤이었다 급경사의, 내리막 좁은길을 용케도 비집고 들고 나며 내려 간다. 그리스 섬지역 운전기사들의 운전 솜씨는 겁날만큼 경탄스럽다.
3시 20분 나폴리행 쾌속선을 타고 나폴리로 돌아 왔다.
10 월 9 일 월요일
크루즈선에서 하선하는 날. 드디어 그동안 몇달동안 흥분하며 기다렸던 크루즈 여행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다행이 아들 부부가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서 기항지마다 별도 가이드 없이 관광과 먹거리 포인트를 놓치지 않으며 저렴하게 관광들을 즐길 수 있었다. 제일 손녀의 재롱은 보물 같은 선물이었고.
치비타베치아 항에서 하선은 오전 8시에 했다. 미리 아들이 예약해 놓은 밴을 타고 서해안 도로를 달려 ' 피미치노' 공항에 도착하니 8 시 40분, 오후 1 시의 출발 프라하 행 비행기를 타야하는 우리 부부에도, 저녁 6 시 포르투칼 행 비행기를 예약했다는 아이들에게도 여유있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공항에 짐을 맡기고 로마시내 관광을 즐기겠다고 한다. 9 시에 아이들과 아쉬운 헤어짐의 갖고 공항 이곳 저곳을 서성거리며 출발 시간을 기다렸다.
< 프라하 >
한글이 안내 표지판의 4 개국어중 하나이다.
프라하행 비행기는 오후 3시경 프라하에 도착했다. 저가 항공사여서 식사도 주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공항에서 미리 피자로 요기를 해서 다행이었지만ㅡ 커피 한잔을 주문 했다가 2.6 유로를 날렸다.
프라하 숙박은 집사람이 인터넷으로 한국에서 예약해 둔, 교민이 운영하는 ' 예스 프라하' 이다. 공항에서 민박집이 주선한 택시를 타고 민박집에 도착했다. 여주인이 싹싹하고 친절했다.
짐을 푼 후 그녀의 추천을 받아, 구글 지도에 의지해서 한국식당 '마미'에 가서, 삼치김치찌개와 순두부찌개로 저녁을 했다. 오랬만의 고향 입맛이 반가웠다. 하긴 미아가 될 위험을 무릅쓴 맛이기에 더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지만~ㅎ
그곳에서 다시 민박집의 추천에 따라 불타바 강을 따라 수상야경 관광을 했다. 양안의 아름다운 유서 깊은 건물들이 조명을 받아 아름답다. 야간이라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지 않아 그냥 마음 속에 담아 두리라 작정했다.
귀엽고 영리하게 생긴 여자 가이드가 야무지게 설명을 잘해 호감이 가서 프라하에 유학온 학생이냐고 물었더니, 한국에서 학교는 마치고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궁금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9 시 반경 관광을 마치고 또 다시 익숙하지도 않은 야간의 도심을 더듬어 민박집에 무사히 돌아왔다.
불타바강 수상 야경관광
10 월 10 일 화요일)
어제 프라하 공항에서도 신기하게 느꼈던 일 . 프라하 공항 입국통로 안내 표지판의 4 개국 언어 표기중 중 하나가 한국어여서 여간 신기한 것이 아니었었다. 오늘 프라하성 관광 중에도 안내 표지판이 한국어 안내문이 중국어 일본어 앞에 표시 되어 있어 더욱 궁금해져 가이드에게 물었다.
가이드는 공항의 경우, 체코 공항의 KAL 지분이 높아서 일 것이라고 하고, 한국 지사가 체코에 많이 진출해있고. 체코어가 워낙 어려워, 본국직원의 발령 보다는 체코 현지인을 많이 채용해서, 체코 청년들이 급여 수준이 높은 한국기업에 경쟁적으로 취업하려하기 때문에 한국어 공부를 많이 하고 있어서 일 것이라고 설명을 했다.
한국 관광객이 그렇게 많은가 놀라고 있는데... 어쨋든 어깨가 으쓱해지는 일이다.
귀국 비행기가 저녁시간이어서, 낮시간에 프라하성과 시내 관광을 하기로 했다. 오늘도 . 귀엽고 자그마한 여자 가이드가 조목조목 집어 주며 설명을 잘 해주었다. 집사람은 저렇게 야무져 보이는 젊은이가 왜 해외에서 관광 가이드를 하며 고생을 하냐며 안달을 한다.
능력이나 외모가 탁월해서 한국에서도 좋은 근무조건으로 좋은 직장에서 일 할 것 같기 때문이란다.
프라하성 관광도 이들의 무한한 관광자원과 그 예술성을 과시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여행 중, 좋은 것들을 너무 많이 보아서인지 감성이 마비되었는지 어느 것을 기억하고 사진에 담아야 할지 무덤덤해 졌다.
차라리 냉정해졌다고나 할까 ?
대형 성당들의 외관상 어마어마한 화려함은 그 당시 교회의 속세적 권세가 무한한 자금과 예술가의 기능을 착취 할 수 있을 만큼 막강하였다는 것을 반증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가끔 우리나라의 역사 관광자원이 빈약하고 소박한 이유를 적어도 우리 옛 통치자들이 혜민과 절제의 대의 명분을 통치행위의 기본 철학으로 내세웠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었다.
부끄러움보다 호기심이 더 강한 중국 관광객 ㅎㅎ
프라하성과 시내 가이드 관광을 마친 후, 프라하 성 인근 정원 레스토랑에서 현지식과 맥주로 점심을 때운 후 , 도보로 ' 카를교' 를 거쳐 민박집까지 시내 구경을 하며 걸어 왔다.
3 시에, 약속한대로, 어제 그 기사가 민박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에는 40 여분 만에 도착 하여 바로 체크인하고 6 시에 탑승하여 출발을 기다렸다.
카를교 입구에서
카를교에서
드디어 보름간의 동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마무리 하였다.
뻐근한 휴가 일정이 끝나면, 벅차던 일상으로 회귀하고 싶은 욕구가 솟구치게 되나 보다.
집이 그립다. 집사람과 아이들과 이웃들과 빡빡하게 이끌어 가던 그 일상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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